티스토리 뷰
목차
[인간극장 - 쌍둥이 자매와 쌍둥이 형제 결혼식]
일란성쌍둥이인 권수진, 권수정 자매는 평생 둘이 살자고 했던 약속을 이제는 넷이 함께 평생 살게 되었습니다. 미국인 일란성 쌍둥이 매튜, 제프리 스티븐스 형제와 결혼합니다. 93년생인 두 쌍둥이 커플은 4년 전, 중국에서 열린 국제 일란성쌍둥이 축제에서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약 1000쌍의 쌍둥이들은 3일 동안 행사에 함께 했는데 네 사람은 바쁜 일정에서도 유독 자주 마주쳤습니다.
꽃차 퍼레이드에서 처음 만나 1km 넘는 길이의 테이블에서도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마주쳐 “평생 함께할 친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축제는 끝났지만 쌍둥이 커플의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을 함께 다니며 맏이는 맏이끼리 동생은 동생끼리 눈이 맞았고 매튜와 제프리의 고향인 미국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쌍둥이들은 한날한시 같은 장소에서 “오늘부터 1일”을 선언하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영상통화를 하루 4시간씩 하면서 서로의 생활을 함께 했고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공항을 눈물마다로 만들며 애틋하게 사랑을 키웠습니다.
중국 신문사에서 일하던 매튜와 제프리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한국으로 와서 20평 정도의 아파트에서 쌍둥이 커플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큰 방은 1년에 한 번씩 바꿔 사용하며 수입금은 부부가 아닌 각 형제와 자매끼리 관리하며 하나뿐인 화장실로 전쟁 같은 아침을 피하기 위해 양치질과 세수는 부부끼리 들어가서 한 번에 해결합니다.
쌍둥이 부부의 관계는 처형이자 형수, 형부이자 아주버니, 시동생이자 제부, 처제이자 제수씨로 너무나 복잡합니다.
1년 반 동안 동거를 하면서 미국인이지만 성격은 한국 선비에 더 가깝다는 형제들은 전통시장과 골목길에 푹 빠져 몇 시간 동안 산책을 하고 아내들이 출근하면 청소와 살림까지 완벽하게 해 놓습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두 쌍둥이 커플은 결혼식은 상상만으로 안 맞는 옷을 입는 기분이었습니다.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고 신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친정 부모님은 결혼식 없는 결혼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쌍둥이 커플은 “우리”만의 할 수 있는 특별한 합동결혼식을 만들어 보자 결심했고 “한, 미 쌍둥이 결혼 대작전”을 시작합니다.
고향에 작은 카페를 식장으로 예약을 하고 청첩장과 답례품까지 직접 만들었습니다. 카페에 현수막을 걸고 테이블 세팅에 꽃장식까지 결혼식 신부들이 너무나 바쁩니다.
결혼식 전날, 한국 부모님과 미국 부모님의 첫 상견례, 간단한 통성명을 할 때도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를 거쳐야 하는 이중 통역에 신랑, 신부는 정신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쌍둥이들의 결혼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쌍의 신랑 신부가 춤추며 입장하고 축가도 직접 부르며 양가 부모님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양가 부모님의 축사까지 100여 명의 하객과 퀴즈를 하고 부케도 가위, 바위, 보로 정합니다.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 날, 미국 가족들과 강원도에 있는 사찰로 향했습니다. 알콩달콩한 신혼여행 대신 템플스테이를 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며칠 뒤 추석날 아침 곱게 차려입은 네 사람은 아내의 큰집으로 향합니다.
수진, 수정 씨는 여행하듯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꿈꾸는 일이 가장 즐거웠고 서로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만난 매튜와 제프리 형제, 데칼코마니처럼 살아온 쌍둥이가 똑같은 쌍둥이를 만나 이제 함께 긴 여행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