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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 야구부]
인천에서 배를 타고 2시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덕적도라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은 약 1.300명이 조금 넘을 정도로 작은 섬마을로 조용하던 섬이 어느 날부터 들썩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여학생만 있던 교실에 남학생들이 나타나고 모래바람만 날리던 운동장에는 밤늦게까지 함성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섬에 점점 사람들이 줄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학생 수도 감소되면서 섬에 하나뿐이 고등학교인 덕적고가 폐교 위기에 처했습니다. 섬 주민들은 덕적고를 살리기 위해서 야구부를 창단했고 그렇게 창단된 야구부에 “기회”에 목말랐던 청춘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또 일어나 1루를 향해서 전력 질주하는 학생들, 각자의 절박함으로 탄생한 고교 야구부의 창단 첫해를 함께 하며 우리는 누구나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열정과 혼돈 속에서 한 때를 보냈습니다.
1980년 개교한 덕적도의 유일한 고등학교 덕적고의 전교생은 14명으로 그중에 신입생은 단 1명, 이대로 가면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하면 죽어가는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 것이 바로 야구부 창단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섬의 모래를 팔아 후원기금을 만들어 덕적고 야구부를 창단했습니다
덕적고 야구부 선수가 30명, 그중에서 덕적도에서 나고 자란 선수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전국에 있는 야구부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조차 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으로 기회에 목말랐던 선수들은 경기에 뛰어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덕적도행을 결심했습니다.
섬에 있는 빈집을 수리해 마련한 합숙소에서는 8명이 화장실 하나를 사용해야 하고 야구장이 없어 축구장에 이동식 마운드를 설치해서 훈련을 합니다. 야간 운동을 위해 조명이 닿는 곳을 찾아 옹기종기 모이는 진풍경도 펼쳐집니다.
창단 후 첫 경기에서 3-8로 패한 덕적고 야구부, 첫 패배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자신감도 잠시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연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수들의 사기 또한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황금사자기 대회를 앞두고 있는 덕적고 야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나선 섬사람들, 어른들은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여학생들은 응원 피켓을 만들어 바다를 건넜습니다. 유례없는 함성이 쏟아지는 경기장 마운드에 선 선수들, 덕적고 야구부는 과연 1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