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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지게처럼 허허롭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면서 생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지데 도인 “육잠 스님”은 38년째 깊은 산골에 은둔하며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무조건 문명을 따라 하는 세태가 두려워 그에 대한 자신만의 저항으로 자연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게 도인 육잠 스님 철학]
수도, 전기, 전화도 없는 거창 산속에서 2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나서 경북 영양으로 자리를 옮겨 10평 정도의 작은 암자를 직접 짓고 10년째 고요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육잠 스님은 1982년 추가해 20대에 주시 소임을 맡고 시,서,화(詩·書·畵)에 능통해 전시회도 여러 번 열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 속에서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따스한 햇빛을 맞고 밤엔 달빛 아래 군불을 쬐고 사각거리는 가을 숲을 걷고 소박한 꽃을 보는 것이 삶의 즐거움입니다. 스님은 부족한 듯 보여도 결코 모자라지 않은 텅 빈 충만을 하루하루 자연 속에서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스님은 쌀 이외에 모든 먹거리를 직접 가꿉니다. 배추와 호박, 들깨, 무, 더덕 등 먹을 만큼만 심고 거두고 식량을 마련합니다. 하지만 농사가 단순히 식량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움트는 싹을 보며 생명의 경이를 배우고 궂은 날씨로 인해 망가진 밭을 보며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둠이 내리면 스님은 호미를 놓고 붓을 잡습니다. 조용히 먹을 갈아 글씨를 쓰고 그림을 기립니다. 낮에는 몸으로 농사를 지었으니 밤에는 묵 농사를 짓는 거랍니다. 농사도 서예도 더 잘하겠다는 욕심이 생기면 결코 잘 될 수 없다는 육잠 스님, 오늘도 그렇게 마음 밭을 갈며 도를 향해 나갑니다.
산속 생활이 한가해 보여도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안 계절도 온전하게 살기 어려운 것이 산골 생활입니다. 겨울이 되면 영하 20도 추위와 싸우고 얼어붙은 수도를 녹여야 하는 날이 매일입니다.
겨울을 몸으로 견뎌내다 보니 지게 도인이 됐다는 스님, 지게를 짊어지고 산으로 올라가 일용할 양식을 찾고 땔감으로 사용할 나무를 마련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지게로 흙을 나르며 산길을 보수하는 것도 스님의 몫입니다. 밥값을 해낸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또 움직입니다. 육잠 스님이 늘 생각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살아 있는 것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라는 뜻의 “생명불식”입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굶어 죽지만 또 몸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하루 거뜬하게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며 산 자의 몫임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하얀 박꽃을 보기 위해서 심은 박은 양식이 되고 속을 파낸 박은 바가지로 만들어 소중하게 사용됩니다. 출가한 지 38년째인 스님에게는 승복이 단 두 벌 뿐입니다. 닳으면 기어 입고 또 기워 입고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살창도 바꾸지 않고 가을마다 창호지를 새로 발라 예전 살던 모습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든 스님 손에 들어오면 기본 10년입니다. 살림도 없으면 없는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자연 속에 살면 굳이 많은 것이 필요 없다는 스님. 단순하고 소박해질수록 마음은 홀가분해지는 것을 기제 하나만 있어도 풍요로울 수 있음을 육잠 스님은 자연 속의 삶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