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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공적이지 않은 순정으로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숲에서 일하고 숲에 살며 삶의 방식과 생각이 숲을 닮아간다고 하는 최세현, 이종숙 부부를 만나 봅니다.
경남 산청 둔철산에는 아주 특별한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왕겨와 부엽토로 침구를 만들어 안락한 산란장을 갖추고 있는 일명 “꼬고 호텔”입니다. 숲 속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하루 종일 맑은 지하수가 흐르고 밝은 햇살이 들며 자연의 공기가 순환하는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매일 아침 최세현 씨가 직접 챙겨주는 사료를 먹은 닭들은 마당에서 운동을 하고 숲에서 다양한 것들로 점심을 먹습니다. 유정란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닭장 또는 양계장을 벗어나 꼬꼬들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닭을 건강하게 키우는 제일 좋은 조건은 바로 물, 햇볕, 공기로 자연이야말로 닭을 가장 건강하게 키우는 영영 제라고 말합니다.
최세현 씨는 10년 동안 석회석 광산에서 일을 했습니다. 산을 깎아내며 해야 하는 일에 회의를 느꼈고 더 이상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하고 22년 전 지금 살고 있는 둔철산 자락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매일 아침 숲으로 출근해 닭들을 보살피고 나머지 시간은 숲에서 휴식을 취하는 그는 “하루 종일 초록을 수혈 받는다”고 말하며 자신의 혈액형도 “초록형”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부부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나오면서 숲을 봅니다. 나무 키가 너무 커서 열매를 떨굴 때까지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자두나무와 감당할 정도로 열매를 맺고 있는 감나무 등 집 앞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란 약초와 산나물, 화초와 잡초들이 섞여 있는 우거진 마당은 숲과 경계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자연 상태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숲 속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는 집에서 부부도 술처럼 살고 있습니다.
숲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가능한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정화조가 없는 집에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 덕분에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를 일 년 내내 마실 수 있어서 이러한 불편은 감당할 가치가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자연을 지키며 자연 방목을 하고 있는 닭을 키워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는 부부의 삶은 힐링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