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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는 모델 박세라입니다]
전남 무안의 한 시골 마을에 태어난 박세라 씨는 농사짓는 부모님과 나이차 나는 두 오빠가 있는 평범한 막내딸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컸다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공부로는 전교 1등을 하지 못했지만 키로는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로 상경한 세라 씨는 큰오빠가 주방장으로 일하던 일식집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던 중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 모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5년 넘는 무명 생활로 춥고 배고팠지만 포지 하지 않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18년 동안 후배 모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롤모델로 톱모델이 되었습니다.
평생 농사를 짓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농사라면 세라 씨에게는 농사는 힘들고 고된 노동이었기에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세라 씨를 농사의 길로 이끈 것은 모델의 길이었습니다.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모델 세계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인생을 갈아 넣으며 독하게 버텼지만 점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패션계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 다는 것으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아졌고 스트레스로 안면마비가 올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모델 박세라”의 삶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몸과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오랜 방황 중에 세라 씨는 부모님이 있는 고향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1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고향에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 자신만의 농사를 짓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톱모델인 세라 씨는 명품 브랜드의 파인 주얼리 쇼에 서고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전속모델을 11년째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스케줄이 끝나면 무안으로 내려가 내년 양파 농사를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태산입니다.
모델을 하면서 농사를 제대로 할까 싶지만 취미로 농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직접 참여하고 수확해 양파의 판로를 위해서 즙을 내서 판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포장부터 택배에 시간이 날 때 배달도 직접하며 한번 찾은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농부, 자신이 기른 농산물에 자부심을 갖을 수 있는 농부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세라 씨는 농사는 무안에서 짓지만 삶의 터전은 제주에 있어 시간이 날 때면 제주 집에 내려가 요가를 하고 올레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